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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기기: 주체성을 전기화학으로 환원하기

오늘날의 신경 기기는 마음을 최적화해 주겠다고 약속한다. 위험은 인간의 주체성을 전기화학적 흐름으로 환원해 버린다는 데 있다.

Por Brian Sotos · 17 oct. 2026 · 23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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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뇌의 전기 흐름(과 혈류)을 실시간으로 읽어내는 뉴로디바이스가 존재한다. 현재 이 장치들은 정신질환의 진단과 치료는 물론, 인지 과정을 최적화하는 데 쓰기 위해 테스트 중이다.

심지어 전기 자극으로 뇌의 전기화학적 흐름에 개입하는 방식의 정신건강 치료법까지 나올 참이다. 그렇다면 정신을 뇌의 전기화학적 패턴과 같은 것으로 볼 수 있을까?

Motif Neurotech의 사례

올해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Motif Neurotech가 자사 칩을 향정신성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치료저항성 우울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이 임플란트는 20분 남짓한 수술을 통해 전전두엽 피질 위, 두개골 안쪽 면에 삽입된다. 장치의 목적은 이 부위에 전기 자극을 보내는 것인데, 이 회사가 인용하는 임상 근거에 따르면 중증 우울증 환자는 이 부위의 활동이 저조하다고 한다. 연구의 이름은 RESONATE로, 두 가지 이상의 약물치료를 시도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을 12개월간 추적 관찰할 예정이다.

Motif Neurotech의 홍보 전단.

FDA가 이 회사를 승인한 건 우연이 아니다. Motif는 ARPA-H(미국 보건고등연구계획국)의 EVIDENT 이니셔티브에 선정된 기업 중 하나다. EVIDENT는 트럼프가 밀어붙인 프로그램으로, 정신질환 치료 관련 연구에 약 1억 3,900만 달러를 투입한다. ARPA-H 국장의 말처럼, 핵심은 정신건강을 ‘주관적’이고 측정 불가능한 방식으로 다루는 데서 벗어나, 생체·인지 측정 데이터에 기반한 개인 맞춤형 치료로 넘어가자는 것이다.

핵심은 정신건강을 ‘주관적’이고 측정 불가능한 방식으로 다루는 데서 벗어나, 생체·인지 측정 데이터에 기반한 개인 맞춤형 치료로 넘어가자는 것이다.

여러 의미에서 믿기 힘든 이야기다. 뇌의 전기화학적 흐름을 조절해 정신적 고통을 치료할 수 있다니, 무슨 SF 같은 소리다. 하긴, 오늘날 실험실 연구를 움직이는 상상력의 상당 부분을 SF가 대주고 있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지만.

여담이지만, ARPA-H는 1969년 ARPANET을 만든 미국 국방 기관, 그 유서 깊은 ARPA의 후예 중 하나다. ARPANET은 원격으로 연결된 최초의 컴퓨터 네트워크로, 훗날 인터넷의 모태가 됐다. 이런 내력을 보면 이번엔 꽤 진심인 모양이다.

하지만 이 (그리고 다른) 뉴로테크놀로지와, 그것들이 정신을 바라보는 독특한 방식을 파고들기 전에, 잠깐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전기 회로로서의 정신

1780년, 이탈리아의 의사이자 과학자 루이지 갈바니는 정전기 발생 장치로 개구리의 신경과 근육을 자극하는 실험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한 실험에서, 개구리 몸이 전기 장비에 연결되어 있지 않은데도 메스를 갖다 대자 근육이 수축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렇게 그는 생명체 안에 전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이 생체전기의 발견은 현대 신경생리학의 개념을 세운 이정표가 됐다.

그리고 ‘몇 년’ 뒤인 1924년, 독일의 신경학자 한스 베르거는 뇌 활동과 심리 현상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던 중 17세 젊은 환자에게서 뇌의 리듬성 진동을 처음으로 기록했다. 텔레파시의 과학적 근거를 찾겠다는 엉뚱한 탐구(그렇다, 이건 따로 한 편 써야 할 얘기다) 끝에 그는 인간 뇌의 전기 활동을 최초로 기록하며 뇌파검사(EEG)를 발견했고, 덕분에 세계적인 유명인이 됐다.

여기에 더할 선례는 그 밖에도 많다. 예컨대 미국 신경과학자 에버하드 페츠는 원숭이 실험을 통해 신경 활동이 여러 종류의 조건화로 조절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신경 활동 패턴을 의도적으로 조작한다는 발상이 가능해졌다.

그러니까:

생명체 안에 전기가 있고,
뇌 안에 심리 현상과 연결된 전기가 있으며,
(조건화든 직접적인 전기 자극이든) 신경 활동을 조절하는 게 가능하다면,
그렇다면, 뇌의 전기화학적 활동을 바꾸는 것이 정신건강의 치료법이 될 수 있을까?

뭐, 전혀 새로운 질문은 아니다. 적어도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항정신병약(1950년대에 발명됐다)이 없던 시절 조현병이나 우울증 환자에게 전기충격(저전류에 약 100V)을 가하는 건 꽤 흔한 일이었다.

시술 과정이 워낙 끔찍해서(못 믿겠으면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잭 니콜슨을 보시라) 이 치료는 점차 줄었지만, 지금도 전기경련요법이라는 이름으로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에게 쓰이고 있다. 그때보다 덜 요란하게, 수술실에서 마취한 상태로.

그리고 세월이 흘러, 전기 개입으로 정신을 치료한다는 발상이 뉴로디바이스와 함께 되살아났다. 이번엔 훨씬 폭넓은 현대적 고통들로 그 범위를 넓혀서.

뉴로디바이스에 대하여

크게 보면 뉴로디바이스는 침습형과 비침습형 두 종류로 나뉜다. 차이는 전자가 수술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각 유형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기업을 하나씩 골라, 이 기술들 뒤에 어떤 플레이어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한쪽에는 Neuralink가 있다. 뉴로디바이스 업계에서 아마 가장 유명한 회사일 텐데, 주로 CEO이자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 덕분이다. 다른 한쪽에는 Kernel이 있다. 이쪽 CEO도 그 못지않게 유명하고 논란이 많은 인물, 바로 불멸의 코치, 브라이언 존슨이다.

Neuralink는 두개강 내 수술로 이식하는 신경 임플란트를 개발한다. 로봇이 가는 바늘로 64가닥의 실(전극 1,024개가 달려 있다)을 피질에 삽입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모든 장치 중 가장 침습적인 것으로 꼽힌다. 이 연결을 통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가 만들어지는데, 현재 주요 기능 중 하나는 디지털 기기를 거의 텔레파시처럼 원격으로 조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임플란트 이름도 Telepathy다(한스 베르거, 촉 하나는 기가 막혔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장치 이식을 위해 개발된 Neuralink의 로봇 R1과 함께 선 일론 머스크.

2024년 1월, 첫 번째 지원자 놀런드 아보에게 수술이 진행됐다. 그는 2016년 호수에서 수영하다 사지마비가 됐다. 현재까지 임플란트를 이식받은 사람은 25명 정도다. Neuralink 임플란트는 뇌 조직 위에 직접 놓이는 피질 내 미세전극을 기반으로 작동하며, 세포 수준의 신경 활동을 고해상도로 기록할 수 있다. 덕분에 개별 뉴런이나 뉴런 집단과 그 사이의 교류를 훨씬 가까이서(100마이크론) 들여다볼 수 있고, 신호 해독은 물론 활동전위를 전기적으로 자극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피질에 심은 수많은 전극의 판독값으로 정신의 전체 작동을 추론해, 시냅스 단위에서 읽고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Neuralink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DJ 서는 (회사를 다룬 8시간짜리 팟캐스트에서) 초음파로 뇌에 ‘쓰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정신건강을 비롯한 여러 분야의 진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Neuralink는 Motif Neurotech가 내세우는 것보다 한발 더 나아가, 이런 기술로 우울증뿐 아니라 강박장애, 불안 같은 여러 정신적 고통도 치료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심지어 느림, 무기력함마저 치료해야 할 질병 목록에 오른다. 머스크와 서는 Neuralink 팟캐스트에서 인간과 기기 사이의 소통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바로 이렇게 주장했다. 임플란트가 있으면 뇌에서 근육으로, 다시 행동으로 이어지는 운동 회로를 건너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운동 순서는 근육을 거치지 않고 뇌-기기로 바로 이어져, 사물인터넷에 연결된 무엇이든 거의 즉각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모든 걸 생각만으로 처리하면서.

반대편 코너에는 Kernel이 있다. 브라이언 존슨의 회사에는 대표 뉴로디바이스가 두 개 있다. Kernel Flux는 휴대용 뇌자도(MEG) 헬멧으로, 고감도 센서(OPM)를 사용해 뇌 활동이 만드는 자기장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그리고 Kernel Flow는 적외선으로 광자를 방출하는 능력 때문에 연구되어 왔는데, 이를 통해 혈류를 측정해 뇌 속 헤모글로빈의 상대 농도를 알아낼 수 있다.

회사 측은 뇌의 전기화학적 활동 패턴을 분석하면 각 질환을 어떻게 치료할지 결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Flux 헬멧으로 우울증의 바이오마커를 조사했고, 오로지 뇌의 생체전기 변화만 추적해 어떤 치료가 최적일지 계산했다.

두 회사 모두 정신건강의 질병과 치료를 측정 가능한 것으로 본다는 점에서는 같다. 다른 점은 Neuralink가 뇌에 대한 직접 개입에 베팅하는 반면, Kernel은 측정과 상시 모니터링 쪽을 향한다는 것이다. 이 회사들이 이토록 눈에 띄게 된 건 CEO들, 즉 기술봉건주의의 쇼맨인 일론 머스크와 브라이언 존슨 덕분이다. 두 사람은 인간을 정신과 몸 양쪽에 대한 개입을 통해 최적화해야 할 시스템으로 보는 시각을 공유한다.

두 사람은 인간을 정신과 몸 양쪽에 대한 개입을 통해 최적화해야 할 시스템으로 보는 시각을 공유한다

특히 브라이언 존슨은 이런 자기 수치화/최적화를 극단까지 밀어붙인다. 죽지 않겠다는 목표 아래(Don’t die는 그가 창시한 운동이다) 아들과의 정기적인 혈장 교환부터 야간 발기 횟수 측정까지 온갖 검사와 시술을 받는다. 게다가 Flux와 Flow 헬멧으로 신경인지 지표를 측정해 매 순간 뭘 해야 하는지, 언제 먹고 언제 자고 언제 공부하는 게 최선인지 등을 알아낸다.

존슨의 장수 레이스 vs 인생 제대로 즐기는 이탈리아 할아버지.

Motif Neurotech, Neuralink, Kernel 말고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뉴로테크놀로지는 더 있다. 여기서는 관련 있는 두 곳만 더 소개한다.

Emotiv

다른 회사들과 달리 Emotiv는 이미 여러 장치를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가장 저렴한 모델은 뇌파를 읽을 수 있는 2채널 뇌파(EEG) 이어폰이다. 이 이어폰의 목적은 EEG 센서가 쏟아내는 데이터를 전부 처리해서, 회사 자체 AI(장치 스타터 팩에 포함돼 있다)가 창의력 향상, 불안 완화, 기억력, 집중력 관리, 스트레스 관리 등에 대한 팁을 주는 것이다. 요컨대 마음을 (스스로) 통제해 인지를 최적화하고, 나아가 고통을 낳는 그 불균형까지 치료하자는 발상이다.

Synchron

이 회사의 Stentrode 장치도 침습적이긴 하지만 머스크의 것보다는 덜하다. 환자의 혈관계를 통해 삽입되며, Telepathy와 비슷하게 생각만으로 디지털 기기를 제어할 수 있게 해준다. 결코 사소하지 않은 사실이 하나 있는데, 이 회사가 Nvidia, Apple과 손잡고(다시 말하지만, 이건 장난이 아니다) 이른바 '인지 AI'라는 것을 개발 중이라는 점이다. 장치를 쓰는 모든 사용자의 신경 활동으로 직접 학습시킨 차세대 인공지능으로, 뇌의 평균 모델을 만들어 앞으로의 반응을 다듬겠다는 것이다. 현재 이 임플란트는 사지마비나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환자를 대상으로, 집 안팎의 기기를 생각만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쓰이고 있다. 게다가 인지 AI는 정신질환과 관련된 신경 패턴을 감지하고 미세한 전기 자극을 가해 뇌의 균형을 잡아 주겠다고 약속한다. 전극이 양방향이기 때문이다(신경 흐름을 읽기만 하는 게 아니라 작은 뇌 심박조율기처럼 작동할 수도 있다).

메뉴는 뭔 소린지 모르겠는데 소스는 넘쳐난다

ARPA를 앞세운 미국 정부부터(중국도 마찬가지인데, 이 얘기를 풀자면 3000단어는 더 필요하다) 머스크와 존슨 같은 거물 기술봉건영주들까지, 모두가 이 분야의 발전 가능성이 아직 전혀 가늠되지 않았다는 걸 보여준다.

그들이 내거는 약속은 믿기 힘들 만큼 근사하게 들리고, 중증 우울증이나 심각한 신경퇴행성 질환을 앓는 이들에게 희망을 품게 한다(굳이 부정할 이유도 없다). 사지마비 환자에게 생각만으로 기기를 조작한다는 건 삶을 바꾸는 일이다. 향정신성 약물이 듣지 않는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그리고 무엇보다 그 가족들)에게도 이런 치료법은 희망적인 출구로 보인다. 하지만 그걸 인정하더라도, 이 기술들과 그것을 만드는 플레이어들이 떠받치고 있는 정신에 대한 패러다임은 바짝 경계해야 한다.

정신질환을 뇌의 특정한 전기화학적 흐름으로 보는 관점은 지금 시대와 딱 맞아떨어진다. 고통은 순전히 개인적이고, 맥락이 없으며, 뇌의 특정 부위에 자리한다는 것이다. 정신적 고통은 인지주의의 은유와도 궤를 같이한다. 뇌는 모든 것을 처리하는 컴퓨터이고, 개인에게 정신건강 문제가 있다면 그건 근본적으로 시스템 오류 탓이라는 식이다.

불안, 우울, 강박장애는 뇌의 전기화학적 흐름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개념화되는 병리들 가운데 일부다. 그러니 행동 조건화를 통해서든, 심지어 전기적 개입을 통해서든 이 흐름을 조절하는 것이 하나의 정신 치료 방식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신경 장치들은 이름표가 붙은 진단명을 치료하는 데만 쓰이는 게 아니라, 정신을 최적화하는 수단으로도 쓰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Emotiv가 바로 그런 방향인데, 실시간으로 당신의 정신 상태를 조절할 수 있다는 솔깃한 가능성을 내건다. 신경 장치로 다룰 수 있는 게 정신 병리만은 아닐 것이다. 한국 철학자 한병철이 이미 말한 성과사회에서는 최적화의 필요가 모두를 관통한다.

신경 장치로 다룰 수 있는 게 정신 병리만은 아닐 것이다. 성과사회에서는 최적화의 필요가 모두를 관통한다.

오늘날의 건강지상주의 풍경을 보면, 어느 서점이든 메인 매대에 '뇌를 최적화하는 법'을 외치는 같은 책의 여러 버전이 깔려 있다. 어느 SNS에서든 언젠가는 누군가 뭘 먹어야 하는지, 어떤 운동을 해야 하는지, 무슨 영양제를 먹어야 하는지, 불안을 안 느끼는 법, 분노를 다스리는 법 등등등을 알려줄 것이다. 인스타그램은 꿀팁 진열장이 됐다. 'x'를 하려면 뭘 해야 하는지 말해줘. 정신건강에 대해 물어봤을 때 어떤 챗봇이든 내놓는 것도 결국 그것 아닌가? Claude도 ChatGPT도 우리에게 친절하고, 비위를 맞춰준다. 그리고 그토록 바라던 팁을 준다. 뭘 해야 하는지, 일과 시간과 스트레스를 어떻게 최적화할지, 심지어 애도를 어떻게 하면 빨리 끝낼 수 있는지까지. 팁은 각자가 스스로를 관리하도록 부추긴다. 그래서 코칭 열풍이 불고, 더 건강해지기 위한 조언을 갈구하게 되는 것이다. 보리스 그로이스가 『돌봄의 철학』에서 말하듯, 우리는 점점 더 건강해지려 애쓰지만 점점 더 아파진다. 이래서야 어떤 팁도 소용없지, 친구.

정신건강을 둘러싼 이 뇌중심주의 붐 속에서는 정신분석이 제안할 법한 깊은 탐구 따위는 더 이상 필요 없어 보인다. 무엇이 나에게 가장 좋은지 기계가 이미 알고(계산하고) 있으니까. 굳이 왜 깊이 파고들어야 하나? 끝없는 이야기 속에서 성찰하며 (나를) 만들어갈 이유가 뭐고, 정신을 탐구할 이유가 뭔가.

환상과 욕망으로 이루어진 프로이트의 무의식은 이런 기술 아래에서 한병철이 말한 디지털 무의식으로 리메이크되는 듯하다. 치료의 방향을 정하는 것은 주체 자신은 모르는(그리고 센서가 뱉어내는) 자기 자신에 관한 온갖 생체 데이터가 될 것이다. 처방은 환자가 따라야 할 일련의 교육적 지침이 될 것이다. 쓸 만한 팁 몇 개. 아니면, 앞서 봤듯이, 적당한 미세 전기 자극 한 방.

오늘날 정신을 다루는 치료 방식은 점점 더 성과의 최적화, 그리고 이상적이라 여겨지는 기준에 맞춘 인지 매개변수의 조절로 기울고 있다. 들뢰즈가 「통제 사회에 대한 후기」에서 이미 제기한 것과 맞닿아 있지만, 이제는 신경-전기 흐름에까지 이르렀다.

그렇다면, 정신이란 뇌의 전기 회로인가?

살아 있는 시스템을 관리해야 할 개별 매개변수들로 토큰화하려는 경향은, 주체성을 이루는 다른 모든 변수를 바깥으로 밀어낸다. 데이터는 이야기를 지워버리려 한다. 마치 자기 자신은 또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듯이.

이 기술들이 지금껏 되돌릴 수 없던 질병을 완화하거나 예방하거나 치료해 줄 수 있다 하더라도(아직까지는 약속 이상의 것은 아니지만), 대륙의 남쪽에서 북쪽이 강요하는 환원주의, 즉 기술봉건영주들과 미국 정부 자신이 밀어붙이는 환원주의에 빠지지 않는 방식으로 정신을 사유하려면 인지 주권을 행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아르헨티나는 역사적으로 우리가 그저 뇌일 뿐이라는 생각, 주체를 일련의 전기화학적 변수로 수량화하는 데 저항해 온 땅이다. 그 증거 중 하나가 우리가 자랑하는 정신분석가 수 세계 기록이다. 정신분석이 다른 모델보다 이상적이어서가 아니라, 프로이트가 세운 이 운동이 애초에 당대의 실증주의적 환원주의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상담하러 온 사람의 말은 그 신경 속에, 우리가 건넬 수 있는 어떤 팁보다도 그 사람 자신의 미래에 관한 훨씬 많은 정보를 품고 있다. 하지만 이건 정신분석을 넘어서는 이야기다.

상담하러 온 사람의 말은 그 신경 속에, 우리가 건넬 수 있는 어떤 팁보다도 그 사람 자신의 미래에 관한 훨씬 많은 정보를 품고 있다.

주체성을 이루지만 뇌라는 기관에 국한되지 않는 모든 것들도 드러내야 한다. 생물학적 차원에서조차 뇌는 혼자 작동하지 않으며, 정신건강을 설명하기 위해 따로 떼어 볼 수도 없다. 우리 신경전달물질의 상당 부분은 장에서 만들어진다. 내분비계는 피질을 거치지 않는 경로로 스트레스와 기분을 조절한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베나사야그를 비롯한 탈인지주의자들이 말하듯, 사고는 체화되어 있다. 사고의 거처는 뇌만이 아니며, 정신이 출현하는 데는 몸 전체가 관여한다.

그리고 동시에 이 몸은 하나의 생태계 안에 놓여 있고, 인간은 그 생태계를 이루는 일부일 뿐이다. 각 주체가 지닌 역사의 고유성을 무시할 수 없듯, 정신건강을 이루는 사회적·경제적·영양적·환경적 조건도 지워버릴 수 없다.

기술적 뇌중심주의에 대한 저항은 우리 나름의 분야를 개척하고, 실리콘밸리가 밀어붙이는 북쪽의 단일기술주의에서 벗어날 가능성에서도 나올 것이다. 중국 철학자 허욱이 다룬 의미에서의, 지역적인 것의 우주기술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즉 기술이 펼쳐지는 땅을 고려하는 기술, 그리고 그 땅이 단순한 환경이 아니라 주체성을 이루는 것임을 인식하는 기술을 키워나가는 것.

지역적인 것의 그 우주기술을 위한 토대는 이미 국가 정신건강법에 새겨져 있다. 정신건강이란 "역사적, 사회경제적, 문화적, 생물학적, 심리적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 과정"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럼, 건강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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