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 평생 드래프트만 해야 하는 이유
매직의 드래프트 포맷은 이 게임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낸다(그리고 단점은 상쇄한다). 더 많은 직관, 더 쉬운 접근성, 그리고 블러핑.
매직의 드래프트 포맷은 이 게임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낸다(그리고 단점은 상쇄한다). 더 많은 직관, 더 쉬운 접근성, 그리고 블러핑.
서른이 되면 평생 해 온 취미를 그대로 유지하기가 만만치 않다. 옛 친구들을 유지하는 건 그보다 더 어렵다. 많은 밀레니얼들처럼 나도 초등학교 때 매직을 처음 접했고, 고등학교 때 제대로 중독됐다. 내 첫 돈벌이는 파르케 리바다비아에서 구한 덱을 반 친구들에게 되파는 일이었다. 그 뒤에는 내가 덕질 장사꾼의 아파트에서 꽤 큰돈을 쓰는 쪽이 되어, 얼기설기 엮은 fatto in casa 디미르 밀 덱을 만들었다. 그 덱으로 처참하게 지는 게 그렇게 재밌었다. 특히 내 절친의 엘프 비트다운을 상대로.
나는 실력이 꽤 형편없었지만(지금도 그렇다), 그렇다고 이 게임에 대한 흥미가 식지는 않았다. 게임이 주는 정체성, 알록달록한 로어, 그리고 메커니즘들, 그러니까 스택, 두 번째 메인 페이즈, 누적 유지비 같은 비교(秘敎)적이면서도 관료적인 규칙들까지. 그땐 몰랐지만, 나는 정교한 규칙 체계가 뿜어내는 창조의 숨결을 처음으로 맛보고 있었다. 지금 내가 게임을 디자인할 때 쓰는 본능에 먹이를 주고 있었던 것이다(그리고 단단히 입맛도 들이고 있었다).
졸업하고 언젠가부터 나는 이십 대의 다른 관심사들에 정신이 팔려 게임을 그만뒀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려 했을 때, 덱을 바닥부터 새로 짠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과제처럼 느껴졌다. 동네 매장에 가 보거나 페이스북 그룹에라도 들어갔다면 이야기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저 고등학교 친구들과 하고 싶었을 뿐이다. 이미 그렇게 자주 보지도 못하던 친구들이었고, 걔네도 카드가 없었다. 남아 있던 카드들은 너무 옛날 판이라 서로 비슷한 수준으로 붙어 볼 수도 없었다. 그렇게 해서 벌써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의식이 탄생했다. 모여서 매직을 드래프트하는 것.

그게 뭐냐고? 이 포맷을 들어 본 적이 없다면 간단히 설명해 주겠다. 작은 토너먼트에 나간다고 상상해 보자. 그런데 이미 완성된 덱을 들고 가는 게 아니라, 게임 직전에 여러 팩에서 고른 카드들로 덱을 짜는 거다. 어떻게 하냐고? 아주 간단하다. 각자 부스터를 하나씩 집고, 다 같이 동시에 뜯어서 카드를 슬쩍 훑어본 다음, 한 장을 고르고 나머지를 오른쪽으로 넘긴다. 이제 넘어온 카드 중에서 또 한 장을 고르고 다시 넘기고, 팩이 바닥날 때까지 이걸 반복한다. 그리고 각자 팩 두 개를 더 가지고 같은 과정을 되풀이한다(넘기는 방향은 번갈아 가며). 한 판이 끝나면 각자 42장의 카드를 손에 쥐게 되고, 이 카드들로(여기에 원하는 만큼 대지를 추가해서) 최소 40장짜리 덱을 짜야 한다(안 쓰는 카드는 사이드보드다). 그 덱으로 문제의 토너먼트를 치르는 거다. 괜찮게 들리지? 그건 드래프트가 매직의 가장 좋은 면을 끌어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나쁜 면을 상쇄해 주기 때문이다.
드래프트 포맷은 탄생 때부터 매직과 함께해 왔다. 놀랄 일도 아니다. 리처드 가필드가 영향을 받았다고 꼽은 두 게임 중 하나가 야구를 재현하려 했던 Strat-O-Matic의 야구 수집용 카드였으니까. 그리고 바로 그 세계(야구, 농구, 미식축구)에서 이 아이디어가 나왔다. 모든 선수가 하나의 풀을 이루고, 구단들이 정해진 순서대로 선수를 골라 로스터를 채우다가 모든 선수가 배분되면 끝나는 방식이다. 게임 디자인에서는 이걸 공개형 드래프트라고 부르는데, 매직에서도 1993년 말부터 이 방식이 처음 쓰였다.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열린 이벤트에서 처음 선보였다고 해서 흔히 로체스터 드래프트라고 불렸다. 기본적으로 테이블 한가운데서 팩 하나를 뜯고, 플레이어들이 차례대로 같은 팩에서 카드를 골랐다. 3년 뒤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두 번째 프로 투어에서 부스터 드래프트, 즉 여러 팩을 쓰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이 방식이 결국 대세가 됐다. 이유는 단순했다. 모든 플레이어가 동시에 카드를 고를 수 있어서 진행이 훨씬 빨랐기 때문이다.
작은 토너먼트에 나간다고 상상해 보자. 그런데 이미 완성된 덱을 들고 가는 게 아니라, 게임 직전에 여러 팩에서 고른 카드들로 덱을 짜는 거다.
그러니까 매직이 드래프트를 발명한 건 아니지만, 트레이딩 카드 게임의 세계에 들여온 건 맞다. 드래프트가 현대 보드게임의 핵심 메커니즘이 된 건 2004년에 와서야, 일본 게임 Fairy Tale을 통해서였다. 그리고 2010년 대박을 친 세븐 원더스 이후 대중화됐고, 스시 고, 블러드 레이지, 아줄, 버니 킹덤 같은 굵직한 타이틀이 뒤를 이었다. 마지막 버니 킹덤 역시 리처드 가필드의 작품이다. 오늘날 드래프트(온갖 변형까지 포함해서) 는 핵심 메커니즘으로든 보조 메커니즘으로든 게임 디자인 세계 어디에나 있다. 이유는 뻔하다. 자원을 상호작용적이고 빠르게 배분하는 방법이고, 처음 카드가 분배될 때의 운을 단순하면서도 피를 말리는 일련의 결정들로 걸러 내기 때문이다. 드래프트를 할 때는 어떤 카드가 더 가치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다른 선택지와 비교해서만이 아니라, 이미 모아 둔 카드와의 조합까지 따져서. 정보 관리, 리스크 관리, 시너지를 알아보는 예리함, 혹은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 창의력이 모두 동원된다.
매직에서 드래프트는 그 어느 때보다 인기가 많다. 모든 세트마다 드래프트 가이드가 나오고, 세트 자체가 리미티드 환경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된다. 해즈브로의 어느 욕심 많은 부사장 덕분에 이제 박스에 30팩씩 들어 있지만, 수십 년 동안은 36팩이었다. 6인 드래프트 두 번이나, 상품을 건 8인 드래프트 한 번을 하기에 딱 맞는 양이었다. 심지어 드래프트 과정 자체에 영향을 주는 메커니즘을 가진 확장판까지 나왔다. 나는 그중 하나인 Conspiracy Take the Crown을 해 볼 기회가 있었는데, 게다가 이건 두 명 이상이 함께하도록 디자인된 세트였다. 영광스러운 Arcane Savant + Expropiate 콤보, 그리고 상대들이 나에게 추가 턴 여섯 번을 선물하기로 결정해 준 덕분에 이긴 8인전은 평생 못 잊을 거다. 민주주의는 그냥 작동하지 않는다.

드래프트가 구축전이랑 그렇게까지 다르게 느껴지냐고? 완전히 다른 짐승일 뿐 아니라, 나는 이게 이 게임의 최고 버전이라고 굳게 믿는다. 그건 이 포맷의 장점 덕분이기도 하고, 스탠다드에서 경쟁하는 것의 병폐 덕분이기도 하다.
로즈워터가 만든 삼위일체로 나를 정의하자면, 나는 티미와 조니의 교집합쯤(토니?)에 있고, 스파이크 꼭짓점과는 한참 멀다. 이미 말했듯 나는 못하고, 이기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그게 게임을 하는 동기는 아니다. 내가 훨씬 관심 있는 건 카드끼리 상호작용하는 무한한 가능성을 보는 것, 플레이버 넘치는 괴상한 크리처 디자인을 즐기는 것, 긴장감과 반전과 역사에 남을 역전극이 있는 전투를 겪는 것이다. 내 취향이 가장 창의적이고 가장 정신 나간 결과가 나오는 포맷 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건 안다. 하지만 매직 더 개더링의 수많은 디자인 요소를, 그 역사적 의미로나 여전히 지닌 잠재력으로나 존경하고 즐기는 만큼, 경쟁 스탠다드 구축전(즉, 최근 3년간 나온 모든 카드를 바탕으로 덱을 짜는 것)은 솔직히 그냥 똥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페이 투 윈이다. 의심의 여지 없이. 매직은 뿌리부터 게임 디자인을 상품과 매출에 복무시켜 왔다. 희귀도 시스템, 무작위 카드 분배, 2차 시장의 존재, 이 모든 게 경쟁력 있는 덱을 짜는 데 돈이 아주, 아주 많이 들게 만들고, 눈에 띄게 싼 대안은 열 판 중 아홉 판을 지게 만든다. 리처드가 매직 초창기에 이 문제를 걱정하지 않았던 이유가 앤티 때문이었다는 이야기를 읽으면 웃음이 난다. 게임을 하려면 카드 한 장을 걸어야 했다는 거다. 비싼 카드로만 채운 덱이면 그 덱을 이길 동기가 더 커질 테니, 근본적으로 전체 균형이 맞춰진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자기 카드를 잃고 싶은 플레이어는 아무도 없었고, 위저즈 오브 더 코스트도 자사 히트작이 도박 규제법의 적용을 받는 꼴은 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앤티는 고작 2년 만에 공식 규칙에서 빠졌다. Money wins.

둘째, 고려해야 할 카드의 양, 거기다 미친 듯이 쏟아지는 확장판 때문에 끊임없이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점은 평범한 어른에게 감당 가능한 수준이 아니다. 매직이 인생 최우선 취미여야 한다는 걸 (디자인상) 요구한다. 그리고 그렇다 해도, 내가 손에 넣은 카드가 어느 날 합법적으로 쓸 수 없게 된다는 악마적인 발명품을 옹호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스티브 잡스도 이렇게까지 계획적인 노후화는 생각 못 했을 거다.
그래도 돈도 있고 현재 합법인 카드를 전부 공부할 시간도 있다고 쳐 보자. 매직의 묘미는 자기만의 덱을 짜는 데 있다고들 하지 않나? 자기 승리의 장인이 되어, 나라는 사람을 표현하는 기계로 이기는 것. 문제는 매직 세계의 방대하고 매력적인 조합 가능성이, 어떤 카드들이 다른 카드들보다 (때로는 훨씬) 좋다는 사실 앞에서 죽어 버린다는 거다. 그 잠재적인 덱들 대부분은 크렘 드 라 크렘, 먹이사슬 꼭대기에 있는 아키타입들을 상대할 방법이 없다. 단지 귀찮아서라도 직접 만든 블렌드로 플레이하는 사람의 비율은 1%를 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한다.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넷덱킹, 즉 프로의 덱리스트를 베끼는 쪽으로 간다. 이해가 간다. 당신이 그 1%라면, 당신의 록키 4 덱은 이번엔 십중팔구 그 시즌의 드라고에게 질 테니까.
진짜 죄악은 매직의 모든 아키타입이 극한까지 밀어붙여지면 똑같은 종류의 괴물을 낳는다는 거다. 재미없음을 향해 눈가리개를 쓰고 자동으로 질주하는 레이스.
사실 여기까지는 문제없다. 집단지성 만세고, 첫 번째 문제는 실물에선 프록시, 디지털에선 데일리가 있으니까. 스탠다드마다 등장하는 엘리트 덱으로 플레이하는 게 짜릿하고, 표현력 있고, 서사적인 경험이라면 그럭저럭 봐줄 만하다. 진짜 죄악은 매직의 모든 아키타입이 극한까지 밀어붙여지면 똑같은 종류의 괴물을 낳는다는 거다. 재미없음을 향해 눈가리개를 쓰고 자동으로 질주하는 레이스. 폭군 겸 사이코패스 아이들의 평행 놀이. 독약이 무쾌감증인 동반 자살 협정. 3턴 번, Nexus of Fate로 추가 턴 무한 루프, 디미르 로그가 하던 뭔지 모를 짓 같은 게 내가 아레나를 거치며 기억하는 고문들이다. 최후의 심판 날에 매직 덕후들이 다 모여서 누가 제일 암 걸리는 메타를 겪었는지 신나게 떠들어도 놀랍지 않을 거다. 그 대화에 나는 끼워 주지 마라. 뭐가 재밌는지 모르겠으니까.

이쯤 되면 내가 매직을 싫어하는 것처럼 보일 거다. 천만의 말씀. 그저 금단의 열매를 맛봐 버려서 이제 돌아갈 수 없을 뿐이다…
…드래프트 포맷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우선 훨씬 작은 카드 풀로 돌아가고, 세트 하나만 드래프트한다면 일정한 밸런스와 디자인 정체성을 가진 경험 안에 갇힌다. 세트의 메커니즘, 테마, 사인포스트, 아키타입은 예상되는 속도, 공격성, 파워 레벨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카드 몇 장만 보거나 5분짜리 입문 가이드만 읽어도 팩을 평가할 수 있고, 눈 감고 드래프트한다고 질 일도 없다. 게임 디자인에서는 거의 언제나 적은 게 더 많다.
더 좋은 점도 있다. 부스터의 무작위성 때문에 우리는 사실 확장판 전체가 아니라 그 일부 카드로만 플레이하게 되고, 누구도 나온 카드를 전부 알 수 없으니 각자 서로 다른 정보를 모으게 된다. 모두가 두려워하면서도 동시에 탐내는 그 폭탄 카드는 아예 안 나올 수도 있고, 다섯 장이 돌아다닐 수도 있다. 드래프트는 세트 디자인의 멀티버스를 항해하는 일이다. 덕분에 모두에게 기회를 주는 공평한 운이 엑스트라 샷으로 추가된다. 게다가 고유의 미기후가 생겨난다. 첫 팩을 뜯을 때 시작해서 토너먼트에서 정점을 찍는, 아주 즐거운 발견의 재미가 있다. 소문이 사실이었고 친구가 정말로 Sunfall과 Elesh Norn을 둘 다 갖고 있다는 걸 깨닫는 그 순간 말이다.

하지만 Bombita Rodríguez를 깠다고 해서 답이 나오는 건 절대 아니다. 드래프트에서 카드 한 장을 제대로 굴리는 건 만만한 일이 아니니까. 그 카드를 받쳐줄 다른 카드들을 구해야 한다. 콤보의 나머지 조각을 못 찾을 수도 있고, 마나 커브가 엉망으로 끝날 수도 있다. 아예 그 색 카드를 충분히 못 모을 수도 있다. 드래프트 실력의 핵심 중 하나는 같은 테이블 사람들이 어떤 색을 가져가고 있는지 보내는 신호를 읽어내는 데 있다. signaling의 교과서적인 예를 두 가지 들어보자. 쓸 만한 빨간 카드가 한 번도 안 넘어온다면, 당신까지 그 색에 끼어들 만큼 물량이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 마라. 반대로, 당신이 직접 깐 팩(카드 구성을 전부 아는 유일한 팩이다)이 한 바퀴 돌아왔는데 산 세 장짜리 그 폭탄이 아직 그대로 들어 있다면, 그 색은 누가 봐도 열려 있는 거다. 이런 정보를 읽어냈거나 도저히 흘려보낼 수 없는 카드가 넘어왔다면, 지금까지 뽑은 걸 몽땅 버리고 핸들을 확 꺾어 다른 색으로 갈아타는 게 이득일 때가 많다.
거짓말은 안 하겠다. 드래프트는 약한 사람도, 고집 센 사람도 할 게 못 된다. 뭘 하고 싶은지 미리 정해놓고 오거나 첫 픽이랑 결혼해버리면 잘 풀리기 어렵다. 나는 블룸버러에서 이젯을 억지로 밀다가 그걸 뼈저리게 배웠다(폭탄 반쪽짜리 하나 들고 5등으로 끝났다). 드래프트는 고통의 연속이다. 우리 모임에는 팩이 돌아가는 동안 줄줄이 읊어대는 단골 멘트들이 있다. 대부분은 "나 지금 뭘 만들고 있는 거냐, 개판이네"의 변주다. 어떤 건 불평하면서 비참함을 나누려고 하는 말이고, 어떤 건 위협으로 안 보이려는 아주 음흉한 수작이다. 10년째 듣다 보니 이제는 의식의 일부가 됐다. 꼭 나오는 말이 하나 있는데, 웃음을 극대화하려고 보통 2픽이나 3픽쯤에 터진다. "자, 3색 콜?" 웃긴 포인트는 대부분의 세트가 2색 덱을 드래프트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거다. 3색은 원래 굴러가면 안 되는 거고, 아키타입을 못 맞췄거나 꼭 스플래시해야 할 폭탄이 남았거나… 아니면 그냥 땡겨서 하는 거다. 그리고 그게 잘 풀릴 수도 있다. 실제로 우리가 기록해둔 2색 세트 드래프트 중 8분의 1은 3색 덱이 우승했다. 게다가 3색 플레이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몇 안 되는 세트인 타르키르의 칸을 드래프트했을 때를 어떻게 잊겠나… 오르조브 덱이 우승할 뻔했다.

매직 드래프트는 카니발이니까. 아키타입이 뒤죽박죽 섞이고, 잠깐 동안은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 그리고 동네 공터 축구이기도 하다. 다들 머리보다 애정으로 만든 헝겊 공을 굴리러 나온다. 일관성 있는 덱은 하나도 없고, 방금 조립한 우주에서 온 연을 어떻게 몰아야 할지 아는 사람도 없다. 상대가 땅을 다 깔기 전까지는 무슨 색을 쓰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다. Threat assessment? 몰라 형, 여기선 그리즐리 베어도 폭탄이 될 수 있다고.
매직 드래프트는 카니발이니까. 아키타입이 뒤죽박죽 섞이고, 잠깐 동안은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
그리고 바로 그때, 리처드가 우리에게 선물한 이 경이로운 게임의 놀이적 심장, 매직 최고의 요소가 빛을 발한다. 바로 블러핑이다. 패스라고 말하기 전에 상대 무덤을 몇 번 훑어보는 것만으로 공격을 단념시키는 쾌감에 비할 건 없다. 20턴째에 집어 든 n번째 땅, 그리고 그다음에 탑덱한 끔찍한 폭탄만큼 포커페이스를 시험하는 것도 없다. 꽉 막힌 보드에서 공격을 질러 교환의 대학살을 풀어놓을 때, 아니면 더 나쁘게도 상대가 웃으면서 전부 통과시켜줄 때만큼 사람을 초조하게 만드는 것도 없다. 드래프트에서 비트다운은 비틀거리고, 템포는 엇박이고, 컨트롤은 근시안이다. 그리고 후반의 영광은 아무도 안 깠기를 빌었던 제일 어이없는 카드나, 능력보다 플레이버 텍스트가 더 긴데 텅 빈 보드에서는 왕좌에 오르는 커먼이 가져갈 수도 있다.
심판이니 ELO니 승률이니 하는 건 당신들이나 가져가라. 나는 이 축제에 그냥 놔둬 달라. 여기, Magic’s draft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잠깐 동안만이라도 동네 운동장의 꼬마이고 싶다. 팩을 까고, 폭탄을 고르고, 이 대회에서 그걸 내서 우승하는 꿈을 꾸는 꼬마.
추신: 이 영상에서 리처드 가필드는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매직 플레이 방식이 "back draft" 포맷이라고 말한다. 일반 드래프트랑 똑같은데, 내가 뽑은 카드를 상대가 쓴다는 점만 다르다. 그러니까 목표는 상대에게 쓰레기를 몰아주고, 남들이 나한테 몰아준 쓰레기를 어떻게든 굴리는 거다. 감수해야지 뭐.
Y a cada colaborador se le paga por su trabajo. Las dos cosas dependen de los suscriptores.